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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의 숲/소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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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소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2022-01-21 15:56

본문

그대는 이름 없는 강가에 산다.

그리고 그대는 그 강가의 이녘의 끝에서

오래도록 바람으로 울었다.

오고 팠을까,

아니면, 아주 가고 팠을까,

쓸쓸한 갈대들이 우는 강가에서,

그대가 우는 울음은,

너무나 쓸쓸한 어떤 은사시나무 같은,

비명횡사의 골방 가득, 들어찬,

이미 쓰러진 죽음이었겠지만,

나는 그러한 죽음을 죽어본 적이 없었으므로,

또 다른 짐짓 슬픔의 사금파리 되어,

다시, 그대의 멍든 가슴의

죽지 못할 운명을 떠올린다 해도,

오지도 가지도 못하리

가지도 오지도 못하리,

내가 그대를 기억하는 한,

내가 그대를 기억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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