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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쓴 유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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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168회 작성일 2005-11-07 15:15

본문


7학년 0번 김ㅇ0

글 : 가을빛 고운/김원영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앞산,뒷산,골짝산 뿐인 첩첩산중에서 태어났다

지지리도 가난했기에 나의 유연시절은 궁상맞은 가난의 한 맺힘으로 시작되었다

해짧은 동짓달은 으레이 두끼가 전부였다

밥 숟가락을 놓을 때 마다 한숟가락 더 먹고 싶었던 그 시절

시궂은 물김치 건더기 숭숭 썰어넣고 뻐얼건 수제비 몇 개 띠 넣은 날에는 그래도 국물이지만 두 그릇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어 좋았다

우리들 밥 그릇보다 더 적은 밥으로 배고픔을 달래시던 어머니의 그때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기만 하다




6.25전쟁에서 5년간 죽을 고비를 넘기시고 겨우 살아 돌아오신 아부지는 골병 후유증으로

어머니는 이마실 저마실 거랑가로 약할 개똥 줏으러 다니셨다 

논 한마지기 숟가락 두개로 살림을 나서 한창일할 젊은 나이에 골병드신 아부지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한참 커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큰형은 국민학교 졸업하고 14살에 서울로 입이라도 덜어볼까 싶어 보내지고

집에는 둘째형과 나, 그리고  밑으로 여동생 셋과 함께 일곱식구가 살았었다

국민학교 졸업할 무렵 어머니는 나에게 “야야 니는 한해 쉬었다가 중학교에 보내줄테니  1년만 참아라” 하셨다

엄마 와요? 와요

마실 동무들은 모두 중학교 간다고 교복도 사입고 뽐내며 다니는데 나는 어머니 말씀을 이해못하며 다른 동무들은 다 가는데 나는 왜 못가는데 하면서 데를 쓰며 울었다

“니 형이 고등학교 들어가고 니까지 중학교 가면 우리형편에 니동생들 굶으란 말인냐?”

“1년만 참그라 울지말고 기다리면 엄마가 어예 해서라도 꼭 너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보내주마” 하셨다




6학년 졸업여행을 경주로 갈 무렵 “자를 중학교는 못보낸따나 수학여행이라도 보내줘야 할텐데 하시며 돈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 저 여행 안 갈테니 중학교 보내줘“ 하면서 또 졸랐다

삼십리 밖 저멀리 읍내에서 들려오던 기차소리만 듣던 나는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

비록 다 낡은 헌옷 이지만 깨끗이 빨아입혀 손에 때묻은 돈 오십오원을 쥐어 주셨다

“더많이 주면 좋지만 이거라도 가지고 가서 먹고 싶은거 사먹으라”하시며 돌아서 눈물짓던 어머니 ....




이른 새벽 해뜨는 모습을 보기위해 토함산에 올랐다

산 정상에 이르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팔고있는 곳에서 친구들이모여 너도나도 맛있게 사먹고 있었다

옆에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값을 물어보니 오원 한다고 했다

아침 공기가 춥기까지해서 뜨듯한 국물이라도 한컵 마시고 싶어 나도 큰맘먹고 한개 사먹었다

처음으로 먹어본 음식 너무나 맛있었다

나중에 안 일지만 그게 오뎅 이라는 거였다

더먹고 싶었지만 이제 내손에 남은 건 50원뿐인데  떠나올 때 “오빠야 과자 사온네이” 하던 동생들 모습이 떠올라 억지로 참아야했다




해가 바뀌어 동무들이 모두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십리길을 달려서 가지못하는 중학교를 두 번씩이나 갔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멀리 교실건물 뒤에 숨어서 보았다

저기 나랑같이 6년을 함께 뛰놀던 동무들 모습이 보였다

나도 저기 있어야 하는데 .......

돌아 오는길에 내눈에서 자꾸만 눈물이 흘러 내렸다

집에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울다가 잠들었다

종일 들일하시고 돌아오신 어머니가 밥먹으라며 깨웠다

얼굴에 묻은 눈물자국을 보고서 어머니는 이미 다알고 계셨다

내가 어디갔다 왔는지를

어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년에는 꼭 보내주마하시면서 함께 우셨다


동무들이 중학교 다니는 동안 나는 부모님 농사일을 거들며 소꼴베고 소죽 끓이고

동생들 돌보면서 1학기를 그렇게 보내었다

2학기가 되어서 아부지가 “원야 이리오너라 내하고 학교에 가자”

“아부지 먼 학교요”?

“중학교 말입니꺼“?

“아이다 국민학교 가자”

“싫어요 졸업한 국민학교는 또 와요”

울고불고 도망다니며 3일간을 버티었지만 결국 나는 아부지에게 손목을 잡힌체 국민학교 교무실로 이끌려 갔다

“ 선샘요 우리아 이거 내년에 중학교 보내야 하는데 이적내 집에있다보이 공부 다 잊아뿐 것 같으이 귀찮더라도 뒷자리 하나 만들어 공부할 수 있게 좀 해주이소” 카신다

시골학교 쌤은 어야마 그클 마음도 좋은동 대번에 허락하시고 만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출석부에도 통신표에도 없는 7학년 0번 김원영 이였다

후배인 동생들과 함께 다니는 것이 그땐 어린 마음에 참 챙피하고 자존심 상했다

이렇게해서 난 국민학교를 6년6개월을 다녔다




가슴 시리지만 미워할수 없는 서러운 지난 날의 이야기를

뒷밭 감나무에서 울어대는 부엉이 울음소리와 허리굽은 어머니의 가녀린 어깨넘어로

헤진 양말 조각을 꿰메시던 그 아픈 기억들을 추스리면서 아련히 사그라드는 화롯불의 여린 추억들을 되살려  내던날 눈물로 내 흐려지는 앞을 몇 번씩이나 보드라운 휴지로 닦은 뒤에야 마지막 엔터를 칠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내 나이 마흔 중반에 와서야 생각하니 어머니 아부지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셨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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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태님의 댓글

김영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날의 일들이 파노라마 되어 지나가는 글앞에 우울해져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마음에 사랑으로 남으니 고마운 일입니다

김상우님의 댓글

김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하의 鈍才인 저는  꼴에 일류 중학교에 들어 가겠다고 再修하느라  시골 국민학교
 7학년을 다녔으니,  뜨거움 서린 님의 글 앞에서 자꾸만 왜소해지고 송구함을 느끼게
 됩니다.    김원영 작가님,  진솔한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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