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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만 알고 있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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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길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222회 작성일 2005-11-19 09:36

본문

  니 만 알고 있어라이
 

                                                                                    글/주길돈

며칠전 전화가 왔다.

"예..  어무이 별일 없지 예?"

"응 ......"

"얘기 하이소"

"응.....내가....내가...."

"무슨 일 있습니꺼"

"응....내 부산에 너그 큰 누나 집에 있다"

"언제 갔습니꺼 무슨 일 있습니꺼"

"인 냐..내가 이빨을 태워 삣다"

"예?..와 예!!.. 무슨 이빨을 태웠다 캅니꺼 우짜다가 예"

 

노인네 음성에 눈물이 맺힌다.

틀니를 떨어뜨려 부러 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태워버리다니 ... 어쩌다가...

 

"와 그랍니꺼"

"내가 틀니를 소독 한다고 삶다가 깜빡 했다 그라다 보이 새까맣케 다 태워삣다"

 

아..큰일 났다.

연세 84세.. 시골이 좋아 혼자 살고 계시는데

벌써 오래전에 이가 안좋아 틀니로 바꾸었다.

그것도 잇몸이 없어 억지로 당신의 마음에 맞게 맞추었는데 이제 잇몸이 없어져 다시 할려면 힘들텐데...

더 이상 말 물음은 필요 없다.

다시 틀니를 하긴 해야하는데 저번에도 안된다는거 억지로 하셨는데...

 

"할수 없지예 다시 해야지예"

"응 그라는데 안된다네...."

"와 예.. 잇몸이 없어 그렇지예..병원에 뭐라 캅디꺼"

"몇 군데는 가니까 안되니까 그냥 가라카네"

"한번 알아 보이소 그래도 우짜든지 해야지예"

"응..그래서 너그 자형 사돈집에 칫과 하는곳에 갔는데 다른데는 힘든다 카는데

한번 해 보자 하고 돈이 좀 들어야 될꺼 같다 한다"

"그래도 해야지예 얼마나 한다 합디꺼"

"잇몸이 다 뭉그러지고 없어 뿌리를 심어가지고 우째 해야 한단다 한 이백오십만원 이라네"

"다행 입니다 그래라도 되면 안 됩니꺼 "

"내가 빨리 죽어야지 너그 한테 이 꼴을 안보여 줄낀데"

"참내... 그래도 다행이거마는 안된다 카믄 우짤낍니꺼 됬습니더"

 

시종 대화하며 울먹이는 어머니 목소리를 들었다.

 

"이 일 니만 알고 있거라 우사 서러워서..."

"알겠습니더 그라믄 돈을 우짜까예"

"가만 있어 봐라 내가 너그 막내한테 지 밭밑에 있는 내 명의로 된 쪼가리 땅이 있다 그 땅을 삼백만원만

 주고 지 가져가라 할란다"

 

이 무슨 얘기 인가 땅을 팔아서 틀니를 하시다니...

자식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당신 마음은 알지만 이건 아니다. 자식이 열이나 있는데,무슨 걱정을 하고

계신지...무슨 꿍꿍인지..또 무슨 일을 꾸미고 계신것 같다.

 

"예..그라믄 알겠습니더 돈 필요 하시믄 바로 연락 하이소"

"이..냐.. 알았다 니 만 알고 있어라이"

"알겠습니다"

 

자식 에게도 못할말이 있고 형제간에도 알아서 안될 일들을 당신은 '니 만 알고 있어라'로 정리하신다.

그러다 얘기 듣다 보면 내만 아는 얘기가 아닌 전부 알고 있는 '니 만 알아라'로 한바탕 웃는다.

 

막내 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님 어무이 전화가 왔는데 갑자기 내 밭 밑에 있는 쪼가리 땅을 사라 하면서 돈 삼백만 보내 줄라 하네요"

"응.. 그래? 어디쓸려고 그런다노"

"모르 겠습니더 ...땅도 그렇고..."

"뭐가?..엄마 명의로 되어 있으니 니가 사주어라미 어디 돈이 필요 한갑다"

"니는 제수씨와 둘이서 돈을 버니 모른척 하고 사드려라"

"그기 아이고 형님 사실은 엄마가 틀니를 소독하다 다 태워삤다네요 그래서 잇빨 할라꼬 돈이 필요한 모양인데..."

"응..그러더나 ㅎㅎㅎ"

"엄마가 내만 알고 있으라 그러면서 돈을 보내 줄라 하네요"

"ㅎㅎㅎ 그러면 니만 알고 있고 돈을 보내 드려라믄"

"그냥 달라는것도 아니고 엄마가 땅 주고 돈 달라 카는데 니는 안줄끼가?"

"형님 일단 알았어요"

 

며칠후.

 

"어무이 접니다 틀니는 했습니꺼"

"이..냐 했다 참 좋다 다 잘됬다 카네"

"불편한곳은 없구요...돈은 우짜고예"

"막내가 다음날에 보냈더라 "

"잘 했습니더 불편한데 없다니 됬구요 저희집에 오시지 그랬어요"

"말라꼬..귀찬타 마 ..내가 바로 왔다 걱정 하지 마라"

"온 전치 얘기하지 말고 니만 알고 있어라이"

"예 알겠습니더"

"전화 끊는다이"

 

그러고는 인사할 틈도 없이 전화를 끊어 버리고...

 

혼자 계시지만 정말 존경 한다.

여든이 넘으셨어도 아직 자식에게 신세 안지겠다는 욕심이 어쩌면 당신의 건강을 더 유지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것 외에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팔순이 넘은 노인이라고는

생각도 할수 없다.

말 꼬리 하나가 자식간에 혹은 부모 간에 사이를 나쁘게도 만들고 좋게도 할수있다는 당신 마음이

이번 일에도 '니 만 알아라'하여 슬기롭게 처리하시는 노심을 보여 주셨다.

평소에

'너그들 내 신발 벗어 놓은곳만 따라온나'하시는 당신의 말씀 세삼 다시 새겨 봅니다.

나중에 다 알아서 야단이 나더라도 지금 어머님 마음이 편하시면 됩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그리고 존경 합니다.

늘 건강 하시고 오래 오래 그자리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니 만 알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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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영희님의 댓글

정영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하고,흐뭇하고,정겹고,
부러운 글 잘읽었습니다.

..니만 알고 있어라..에 그리 깊은 뜻이
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지은숙님의 댓글

지은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맨처음엔 마음이 짜~안 하다가
두번째는 노인이 참 단정 하신분이 구나 생각 하다가/
세번째는 으하하하 웃습니다
그리고는 생각이 많아 지네요
앞으로 부모 자식관계 대충 이러지 않을까요...
무조건 주고 받음이 아닌 ...
잘 다듬어면
좋은 산문 감 한편, 되겠습니다
소재가 참 재미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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