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 심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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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022회 작성일 2005-11-25 11:01본문
눈뜨면
산에 올라
하늘이 내려와 가꾸어놓은 풀잎을 지고 오다가,
풀잎 속 하늘도 안아지고 오다가,
제 마을 어느 곳 펼 자리 없어
별과 이슬 쏟아 부은 언덕에
펴서놓지.
언덕에서 빈자리만 지고 돌아오다가
벌판에 익은 노을 지고오다가
가난한 아내
어느 구석 심어두고
피울 곳 없어
마을 앞 키 큰 도토리나무에 걸어놓았지.
끝내 빈자리로 돌아와서는
빈 마음으로 앉아
마른 논처럼 갈라진
제 정신의 바닥에 불을 켜놓고
밤새도록
흙 묻은 씨알을 고르는 농부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댓글목록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행복이 숨쉬는 소리가 들립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쌀수입 비준안 때문에 농심이 많이 아파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슴 애듯하게 들려 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앞으로 농촌으로 들어가 살려고 합니다(준비중)
밤새도록 흙묻은 씨알을 고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시상을 가다듬어야 겠지요.
참으로 멋진 농부의 일과를 그리셨네요. 훌륭하십니다.
건강 하세요...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한 농부의 마음이,
천진의 농심이,
회색도시 속 욕심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나처럼 속이 시꺼먼 사람들을 말이지요.
건필하소서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맑은 시심이 가슴을 적시는군요...
/가난한 아내/어느 구석 심어두고/피울 곳 없어/
마을 앞 키 큰 도토리나무에 걸어놓았지.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연석 시인님은 참으로 소박하고 천진스러운 분이신 것 같군요.
시어가 동심의 별빛처럼 반짝이는군요. ^^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흙 묻은 씨알을 고르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지계산이 맞지않는 안타까운 농심, 도시에서 배추 한 포기값이 2,500원이면 산지에선 200원이라니... 문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