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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빗자루와 지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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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366회 작성일 2005-11-25 22:26

본문

거시경제측면과 외교적인 실익에 무게 중심을 두다보면 결국 힘든 것은 서민들 뿐이라 생각하여 지난 1월에 제주 일보에 썼던 글이지요.


빗자루와 지도층



올 한 해는 유난히도 제주 겨울이 춥다. 어려운 삶으로 인해 매일 매일 내쉬는 서민들의 한숨이 대기 중에서 얼었는지 내 뺨에 닿는 겨울바람이 매섭다. 거리에는 몇 가게 지나 하나씩 또는 어떤 곳은 연이어서 점포임대 전단지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듯 유리창 밖만 쳐다보며 매달려 있다.

이럴때는 차라리 추위를 피해 자유롭게 날아갔다 돌아올 수 있는 철새들의 삶이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경기 침체로 인해 자영업 종사자 30만 명이 감소했다는 뉴스나 벼랑 끝에 서있는 서민들의 삶에 관한 뉴스를 보고 듣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인들의 토론을 보면 어김없이 문제해결의 핵심은 간 데 없다. 그러면서 서로의 잘못을 꼬집어서 자기 당의 정당성만을 고집하는 인상이 짙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한숨으로 T.V를 끄면서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또다시 토론에 동참을 해도 결과는 언제나 마찬가지이다.

어둠이 가시지 않는 새벽길을 빗자루로 쓸면서 쓰레기를 모으는 청소부들을 생각하며 요즘 지도층들의 활동을 생각해본다. 빗자루 대를 잡고 이리저리 방향을 조정하며 쓰레기를 모으는 지도층 사람들, 어느 방향으로 빗자루를 쓸어도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 고통을 덜 느끼는 안전지대 빗자루 몸통인 상류층 사람들, 그리고 쓸릴 때마다 길바닥과 직접 맞닿아 있어 제 몸 깎여나가는 빗자루 끝자락 같은 서민들의 삶을 비유해본다.

빗자루 대를 잡고 있는 지도층들은 허리를 굽혀 빗자루 끝이 쓸리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길바닥 모양도 잘 살펴봐야 한다. 편편한 길에서는 길게 쓸어주고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짧고 섬세하고 살살 쓸어주어야 하는 유연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정치 활동을 보면 모든 것들을 흑백으로 나누어서 결정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러한 결정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때론 편리한 경우도 많겠지만 지금은 가슴으로 느끼는 아픔을 이해하는 정치 결정이 많은 곳에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상처가 나면 그 부위를 부분적으로 치료를 해야하는데 전체를 싹둑 잘라버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던가 그로 인해 다른 합병증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요즘 우리의 실태임을 부인할 수 없다.

관엽수를 키우면서 매 번 느끼는 것이 있다. 봄이 되면 정전을 하는데 나뭇가지도 너무 한꺼번에 자르지 못한다. 무조건 많이 자르게 되면 나무는 몸살을 하며 시름시름 앓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못 견디어 죽어버리기도 한다. 심지어 나무도 그러한데 살아서 움직이는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이렇게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정치인들의 잘못으로 돌리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할 일은 누가 잘못을 했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되었느냐에 관심을 가지는 미래지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 지금부터라도 빗자루가 제 기능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한 몸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진정으로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나눠야 할 때다. 지도층들은 귀를 열고 가슴으로 느끼는 정치활동으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줘야한다. 또한 국민들은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서로 그러한 노력을 각자 하다보면 분명 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리라 생각된다.

오늘 새벽에도 어둠을 쓸고 있는 청소부가 빗자루의 아픈 소리를 가슴 에쓸어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청소부와 같은 지도층을 기대해본다. 언젠가 길바닥 얼음이 풀리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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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 그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는건 늘 서민으 아픔입니다
고운밤 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세상이 서구화 되고 문명화 되면서
이미 야수들이 득실거리는 아파트 밀림 속 깊이 가둬져버린 것이지요.
거기서 빗자루질 잘못하다가는
빗자루 자체가 펄펄 끊는 황금과 권력에 녹아버리겠지요? ^^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반가운 글 뵙습니다..지당하신 말씀 이구요!...제주에도 겨울은 있지요?...겨울 감기 조심 하시구요!..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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