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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친다는 의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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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20회 작성일 2005-12-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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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친다는 의미에 대하여



밤이 되면 하늘은 스스로 커튼을 친다. 하늘은 하루 일과를 마감하면서 자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모든 생물들을 쉬게 하려 거대한 검은 커튼을 드리우는지도 모른다. 거기에다 잠이 얼른 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밤하늘 군데군데 별빛 그리움을 뿌려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연은 커다란 포용력으로 만물을 보듬어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며칠 전 일요일 아침, 제법 날씨가 싸늘해졌다고 느끼며 두터운 겨울 커튼을 꺼내어 달았다. 방안은 기분만으로도 아늑하고 포근해졌다. 얇은 레이스커튼과 달리 양면으로 된 커튼은 확실히 방안의 온도에 변화를 가져온다. 뜨거운 커피에서 올라오는 향기가 온 방에 퍼져나간다. 눈을 감고 따스함을 한 모금 삼키며 T.V를 시청하는 일요일 아침의 여유는 또 하나의 행복을 심는 순간이다. 그런데 순간 눈과 귀를 T.V로 끌어들이는 어느 산사람의 이야기가 가슴에 쏙 들어왔다.

50대인 그 사람은 산에 와서 산지 8년째라고 한다. 그 사람은 산 속 오두막집에 살면서 주위에 널려있는 먹을 거리를 구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낮에는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며 자연과 교감을 한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방에 불을 밝히고 자신의 작품 창작을 한다. 오두막집 창문에도 역시 커튼이 있었다. 산은 확실히 도심보다 더 추운지라 문틈으로 매서운 바람을 막기 위한 커튼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가 커튼을 치는 의미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순간 오두막집의 커튼과 내 방의 커튼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산사람에게 있어서 커튼을 친다는 의미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와 분명 달랐다. 밤이 되어 작품 작업을 하려면 불을 켜야 한다. 사람이란 낮에는 이성의 힘에 많이 자극을 받지만 밤이 되면 누구든지 감성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작업은 거의 밤에 이루어진다. 가로등과 간판 등이 훤한 도시의 거리에서는 실내의 불빛이 밖으로 세어나가도 거리에 묻히고 만다. 그러나 산 속 오두막집의 불빛은 다르다. 산사람의 말인즉 불빛이 창문 밖으로 세어나가면 그 불빛 때문에 문 밖에 있는 자연이 잠을 자지 못한다고 말한다. 새들과 곤충들을 비롯하여 나무들도 잠을 자지 못하게 되고 그로인해자연은 균형이 깨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에게 있어서 커튼을 치는 목적은 자신을 위해서이기보다 창문 밖의 자연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커튼의 유래를 살펴보면 누가 처음 어디에서부터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옛날 어느 가정에서 햇빛을 막기 위해 천 따위로 창을 가린 것이 커튼의 시작이라고 한다. 문헌에 따르면 이집트 왕조 에서는 귀한 천을 벽에 걸어 왕좌의 배후를 장식함으로써 신이나 왕의 존엄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었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의 모자이크에는 아치의 지주 사이에 커튼을 친 것이 묘사되어 있다. 중세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사용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루이 14세의 재위기간에는 침실 가구에 층층이 늘어진 커튼과 밸런스(침대 등의 밑으로 처진 짧은 천)가 포함되었다. 루이 15세 때는 침대용 커튼과 그에 어울리는 창문용 커튼을 환상적인 로코코 양식으로 다양하게 장식하여 리본·코드·술·활 모양의 장식물 등을 달았다. 근대에는 장식보다 기능이 중시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 가옥에 발, 주렴, 방장과 같은 현대 커튼의 원형들이 있었으나, 실제로 커튼이 일반 가정에 보급된 것은 해방 후 입식문화 정착기라 보고 있다.

시대마다 나라마다 커튼의 모양과 재질은 변한다하더라도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커튼을 치는 행위가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이다. 왕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서, 교회의 권위를 위해서 사용했다. 커튼이 대중화되면서는 커튼이 실용성이 강조되었는데 그 시대에도 커튼은 자신을 중심으로 들려오는 소음이나 광선을 차단하는 기능으로써의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자연은 결코 자신을 위해서 커튼을 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 속에서 깨닫게 한다. 그런 진리를 깨달은 산사람이 참으로 아름답다.

어디 창문의 커튼뿐이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마음의 커튼을 쳐야할 때도 때론 있다. 매사에 사리가 분명한 것이 좋지만 때론 아는 척 모르는 척 슬쩍 커튼을 내리듯이 눈을 감아주어야 되는 미덕이 필요할 때도 많다.

올 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이 시점에 서면 하늘은 다른 때보다 더 빨리 커튼을 드리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마음의 커튼을 드리워야 할 때임을 말하는 듯하다. 자신이 자신에게 용서와 이해를 하듯 다른 사람들의 실수나 잘못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덮어주듯 따듯한 마음의 커튼을 쳐야할 때이다.


강연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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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무심코 지나치며 지내던 일들이 시인님으로 인해 새롭게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강령하시길 바랍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글 뵙습니다..우리는 살면서 많은 장막들을 가슴에 치고 사는가 봅니다...내 가슴을 보여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과 통할 수 있음을......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자신이 자신에게 용서와 이해를 하듯 다른
사람들의 실수나 잘못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덮어주듯 따듯한 마음의 커튼을 쳐야할 때이다
고운글 주심에 이아침이 행복합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산사람의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
도시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군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커텐을 치는 경우란 아주 드물지요.
대부분 자기 자신을 위하여 커텐을 치지요.

일부 도시인들은 자신을 위해 커텐을 치는 것은 상식이고
이제 아예 높다란 장벽을 쌓는 것도 모자라 철조망을 치기도 하고,
최근에는 캡스에다 무인카메라까지... ^^

그만큼 세상이 각박하여 간다는 이야기도 되겠지만,
자신만의 아성을 높이 쌓아올리고 내려다 보려는 21세기형 귀족주의가
점차 증가하여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지요.

마치 자신들의 부와 명예와 권력과 지식과 식견을 시위라도 하듯이
커텐과 담장을 하늘 높이 쌓아 올리는 21세기 사람들...

지금 우리들은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는지...

그 편견과 아집..
그리고 자신이 제일이라는 과대망상증...

물론 이런 사람들까지를 포함하여 살짝 커텐을 쳐서
모른 척 눈을 감아주는 미덕을 좀 배워야 하겠지요?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응징을 하여야 하겠지요?
인류 보편의 양심으로...
사회 정의의 이름으로...
詩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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