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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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화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135회 작성일 2005-12-24 23:34본문
신 화 옥
촉촉이 내려앉은 새벽이슬
누군가 와서 살포시 밟아주기를 기다립니다.
그냥 사라져버리는 새벽이슬
햇빛에 말없이 스러집니다.
내일이면 또다시 맺힐 것을
그러하기를 수십 년 이제는 제법 빛을 발했기에 지나가던 바람이 건드려 봅니다.
바람에 모양이 바뀌는 것이 이슬은 재미있습니다.
모양이 바뀔 때의 쾌감을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바람이 건드린 이슬이 바람에 실려 날아갔습니다.
그 세상은 빨간 세계였습니다.
매끄럽고 달콤하고 새콤하고 이슬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였습니다.
이슬은 양분에 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분이 없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이슬은 용기를 내어서 양분 속에 침투를 했습니다.
실패, 좌절
이슬은 거듭 태어나기 위해 바람에게 더 흔들림을 받으려 했습니다.
이슬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자신의 장점은 작아지고 허물만 보였습니다.
힘없이 나약하고 바람에 의지하고, 누군가에게 붙어 보려는 존재였습니다.
이슬도 맘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스스로 태어나자고.
혼자 움직였습니다. 굴렀습니다.
그래서 빨갛고 새콤달콤한 세계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곳은 초록세계였습니다.
미끄러지지도 않고 침투할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초록 세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슬은 생각했습니다.
내 빛은 여기에서 보석이 되는구나.
이슬은 햇볕이 내리쬐는 대낮에도 존재했습니다.
풀잎 뒤에서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변화가 많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개구리, 메뚜기, 개미, 애벌레....
이슬은 행복했습니다.
자기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이슬은 오솔길이 좋았습니다.
남들이 지나가지 않고 피해가려고 하는 길
그렇지만 그곳에도 수많은 존재가 있었습니다.
햇빛과 가까운 공중보다 땅과 가까운 조용한 곳에서 오래 견디고 빛을 낼 수 있는 오솔길.
이슬은 생각했습니다.
존재란 스스로 빛날 때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군가를 도우면서 아름다워진다고.
이슬은 이제 대로에 나가는 것을 미루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오솔길에서 행복하니까요.
인생에는 오솔길이 있습니다.
작고 깨끗하고 사랑스런 길.
댓글목록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은 오솔길이 있습니다."
고운 詩想에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소서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행복한 오솔길에 한번 기웃 거려봅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에는 오솔길이 있습니다. 작고 깨끗하고 사랑스런 길...........
인생이란 것 그런것 인가 봅니다....
신화옥 시인님의 시 ..이른 새벽 뵙고 갑니다.
정영희님의 댓글
정영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싱그런 오월에 숲속에 난 작은 오솔길을
다녀온듯합니다. 한낮 풀잎뒤에 숨어서
개구리, 메뚜기, 개미, 애벌레....
대로보다는 더 큰 행복이 있는 인생의 오솔길에서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손갑식님의 댓글
손갑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솔길로 가기위한 제 인생은 과연 존재 할까요,,
적어도 저에겐
무척 힘든 발걸음 같아요,
신 시인님 성탄 즐겁게 보내세요,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자주뵙기를 바랍니다
고운 글 주심에 감사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솔길의 인생이 무개를 더 하겠지요.
삶에서 오솔길을 걸을 수 있는 사색은 너무도 소중하고 귀한 시간입니다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