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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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968회 작성일 2005-07-19 01:37본문
가는 여인
아기를 등에 업고
논길을 거니는 여인아
어이해 두 손은 허공을 허집이고 있느뇨?
하늘의 구름이 심술구나
폭양이 술래 되어 그대를 찾는데
어이해 숨을 줄 모르고 노인네처럼 저리 휘청하느뇨?
산을 돌아
어느 길모퉁이에 머물러
쓰러질까나 낙엽이 뒤 따라가며 부르네.
따스한 아궁이 김나거든
그리 숨어 들 거라
구름이 너를 덮으니
보이지 않게 꼭꼭 숨 거라
아기를 등에 업고
들판을 거니는 여인아
한 손에 행복 보자기, 또 한 손에 먹을거리 싸들고
가벼운 까치 발걸음을 딛어야 할 터인데
어이해 허공을 휘 젖으며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왜? 들고 땅을 치느뇨?
어~ 으~어 휘!
어~ 으~어 휘!
등에 파묻힌 어린아이
세태의 춤바람에 삐삐한 고개 덜렁 나와
젖혀진 채, 숨죽었나니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
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손마디 마디에 바늘 찔려
눈물로 혈 꽃 수 놓으니
어진 모정 하늘의 구름 되는 구나.
그려, 그려
거닐어라 논길이면 어떻고 들판이면 어떠랴.
회색빛 맴도는 메마른 사이로 아니 가면 될 터,
그려, 그려
어~여 실컷 우시게나.
자네 가슴에 풀이 돋아나면
한 맺힌 꽃봉오리 눈물 달라 때 쓸 터니
나뭇가지 부러지면
십자가 만들어 세상 묘에
비석이라도 만들구려!
詩/ 朴 基 竣
* 가장이 죽고난후 가난에 몸부림 쳐보지만 소외당하기만 하던 여인이
빈곤에 죽은 자식 업고 이상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 모임후 이글을 올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아기를 등에 업고
논길을 거니는 여인아
어이해 두 손은 허공을 허집이고 있느뇨?
하늘의 구름이 심술구나
폭양이 술래 되어 그대를 찾는데
어이해 숨을 줄 모르고 노인네처럼 저리 휘청하느뇨?
산을 돌아
어느 길모퉁이에 머물러
쓰러질까나 낙엽이 뒤 따라가며 부르네.
따스한 아궁이 김나거든
그리 숨어 들 거라
구름이 너를 덮으니
보이지 않게 꼭꼭 숨 거라
아기를 등에 업고
들판을 거니는 여인아
한 손에 행복 보자기, 또 한 손에 먹을거리 싸들고
가벼운 까치 발걸음을 딛어야 할 터인데
어이해 허공을 휘 젖으며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왜? 들고 땅을 치느뇨?
어~ 으~어 휘!
어~ 으~어 휘!
등에 파묻힌 어린아이
세태의 춤바람에 삐삐한 고개 덜렁 나와
젖혀진 채, 숨죽었나니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
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손마디 마디에 바늘 찔려
눈물로 혈 꽃 수 놓으니
어진 모정 하늘의 구름 되는 구나.
그려, 그려
거닐어라 논길이면 어떻고 들판이면 어떠랴.
회색빛 맴도는 메마른 사이로 아니 가면 될 터,
그려, 그려
어~여 실컷 우시게나.
자네 가슴에 풀이 돋아나면
한 맺힌 꽃봉오리 눈물 달라 때 쓸 터니
나뭇가지 부러지면
십자가 만들어 세상 묘에
비석이라도 만들구려!
詩/ 朴 基 竣
* 가장이 죽고난후 가난에 몸부림 쳐보지만 소외당하기만 하던 여인이
빈곤에 죽은 자식 업고 이상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 모임후 이글을 올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추천4
댓글목록
임혜원님의 댓글
임혜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찢어 꿰맨 포대기,, 제 가슴이 아파오네요^^*
박기준시인님,, 모임후에면 어떻고 모임전이면 어떻데요 ㅎㅎㅎ
잘계시지요? *^^*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긴 타래에서 설움을 풀어내시는 절절함을 봅니다.
추후에 만나 뵙기를...
양남하님의 댓글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사슴이 뭉클하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겸손해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숨이 절로 나오더니 공중으로 오르지 못하고 땅으로 내려옵니다.
찢어 꿰메논 가슴이 다시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집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혜원시인님,이선형시인님,양남하시인님,강연옥시인님,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선배님들 뵈옵고 행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광이었으며 제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첫 마음, 첫 다짐을 지니며 선배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