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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735회 작성일 2006-09-02 00:02

본문

고집불통/김상희

잔뜩 찌푸린 채로 들어와 배꼽에 손을 대고 인사를 한다.
도살장에 들어온 소처럼...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래, 지금 오니”
“네”
들릴 듯 말듯 작은 목소리다.

맞벌이 부모라는데
퇴근 시간까지 꼭 공부를 위한다기보다는
일부러 내 돌린 아이다.

“그럼 조금 쉬고 공부하자"
“.....”
한 시도 지긋이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오늘도 자기가 좋아하는 만들기를 먼저 한다고 떼를 쓴다.
“그래, 오늘만이야”
“네”
언제 찌푸렸냐는 듯 환하다.

늘 물에 기름 돌 듯 제멋대로 인,
그것도 모자라 수 차례 이름을 부른 후에야
겨우 공부하는 척 한다, 고집불통?

"오늘은 짜증 부리지 말고 공부하자,”
"네"
고사리 같은 손가락 걸어 약속을 했는데도
돌아서는 순간 큰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다.
이해할 수 없는 아이,
참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아이.

무엇 때문에 눈물부터 앞설까.
안쓰럽기도 해서 등을 토닥거려보지만,
나를 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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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의 사랑 손길이 늘 부족하지는 않을까요
맛벌이 생활 때문에 일찍부터 맡겨야 하는 아이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김상희 시인님의 따뜻한 한마디에
환한 천진스런 얼굴이 다가오는군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물이 앞서는.....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고사리 같은 마음에 무거움이 담겨있는듯
공부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고 있을텐데...
그런 마음으로 감상합니다.... 고집불통의 여운을 안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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