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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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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신동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566회 작성일 2005-08-09 09:15

본문

                                             
                                                   

   

          통학 열차
                                                신동일



대학 초년생 이었던가

눈 비비며 뛰어서 간신히 새벽 열차에 육신을 던지고

오늘 하루를 설계한다.




어둠을 뚫고

기적을 토해내며

들판의 중심을 질주하는 증기열차




창가에 펼쳐지는 풍경은

수려한 산천을 소재로 한 산수화를 그린 듯 고요하고

그 순간만큼은 명상에 잠기게 하는 서정시의 한 구절인 듯




창가에 기대어

오는 조름을 일깨우고

눈 비벼가며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떠서

책장을 넘긴다.




낯익은 제복 차림의 승무원 한 사람이

슬며시 다가와

내 책장을 훑어보며




학생

지금 보는 책이 무슨 책인가요

녜, 이것은 심리학 책이고

이것은 문학 책입니다.




그런 후

침묵만 흐르기에

쳐다보니

그의 눈가에는

슬픔이 고여 있다.




그가 남긴 한마다기

지금도 

어제처럼 선명하다.




“.....나는 언제나

 학생처럼 대학생이 될까

 학생, 참 부러워요...”




“왜요

 지금처럼
 어려운 이 시대에 멋진 공무원인데요..”



“.......아니야

  내 장래가 없으니......공부해야 하는데.....”


그 후 고개만 떨구고 말이없던 그 사람


생각하니

그때가 60년대 보리 고개였는데

지금 그 승무원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익어가는 8월의 태양에 눈이 부셔서

폭염을 피하려고 그늘에 멈춰

비온 뒤 유리알 같은 한여름의 창공에 눈길 모으니




불현듯

그 때 그 날

열차에서의 斷想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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