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 까치의 몸짓 > - 수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237회 작성일 2007-01-11 22:09

본문

오늘은 경칩. 벌레들이 입을 벌리고, 겨울잠에서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날이다. 그런 날 햇살이 졸린 눈 비비며, 이른 아침을 여는 시간에 아파트 화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언가가 내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포르르, 까치가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무엇이 그를 바쁘게 만들었을까를 생각하며 바라보다 미소를 짓고 말았다. 까치의 입에는 젓가락 크기 정도의 나뭇가지가 물려있었다. 입에 물린 나뭇가지가 뜻하는 건 신혼의 방을 준비하는 행동이거나, 새 봄을 맞아 집수리를 하거나, 어제 나눈 사랑의 결실을 품을 예정된 과정일 것이다.

언젠가 남산공원에서 까치가 둥지로 날아드는 모습을 본 일이 있다. 내 생각으로는 새 둥지 위로 입구가 나있을 줄 알았는데, 까치는 둥지의 옆면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며 여러 번에 걸쳐서 지켜보았다. 그 날은 까치둥지의 입구가 위가 아닌, 옆임을 확인한 날이기도 했다. 그런 까치들이 요즘엔 집을 짓고 맘 편히 살터가 사라져 나무 꼭대기뿐만 아니라 전봇대나 송전선 위에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기상에 민감한 까치는 보통 집을 높게 짓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 까치가 집을 낮게 지으면 태풍이 잦다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머리에 무스를 발라 까치집처럼 머리를 높이높이 세우고 있다. 까치집을 나무 꼭대기에 지으면 풍년이 든다고 하니, 부디 까치들뿐만 아니라 젊은 친구들이랑 사라져가는 까치들 대신에 머리 꼭대기에 멋들어진 까치집을 더 높이높이 지어도 볼일이다.

까치에 대해서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을 알아보면 참새목 까마귀과의 새요, 먹이는 잡식성이요, 암 수컷이 모양과 색깔이 같으며,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요, 우리의 전 국토에 흩어져 사계절을 함께 살고 있는 텃새요, 국조(國鳥)이다. 그러한 까치는 기억력이 엄청 좋다고 한다. 예부터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까치가 볼 때 항상 보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오므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생각하여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까치가 심하게 울면 항상 보던 사람이 아닌 사람이 동네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른 아침에 아직 동네 어귀에 다다르지도 않았을 손님이 올 걸 어떻게 알고 예고를 했겠는가? 그리고 그 손님이 반가운 손님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았겠는가? 까치 울음의 정당성이나 과학적 근거를 따지기 보다는 무슨 일이든지 남과의 다툼이나 부정적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풀이하고 삶 자체를 둥글둥글 굴리고자하는 우리 조상님들이 여유를 챙기던 그 마음을 더듬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야 제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까치라 해도 이동인구가 많은 도회지 등에서 사는 까치는 그 사람들을 다 기억할 수 없을 터, 아예 입을 다물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 만나지는 까치나, 들려오는 까치 소리에 반가운 마음은 예보다 더 한 것 같다. 우리에겐 길조요, 서양에선 흉조라는 그런 개념들이 사실 무슨 의미가 그렇게 있는 일일까? 살아있음에, 사랑하고 있음에, 그 순간에 성실코자 하는 까치의 몸짓에 함께 행복해 하면 될 뿐이다.

- 어느 해인가 경칩날에~~ -

*************************

시사문단 문인 여러분들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길 바라며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추천4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은영 수필가님 새해에 안녕하십니까?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요....
요사히 우리집앞 전깃대에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머지않아 봄이우리곁에 오고있는것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도회지에는 나무들이없어 할수없이 전깃대에 집을짓고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전직원이 철수하고 때로는 고압선에 감전되에 생명을 잃는것도 여러번보았습니다
까치가 지은 집은 태풍이나 어떤한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즉다시말해서 우리인간이 지은
요사히 건축물은 부실공사가많습니다 그러나 까치는그렇지앟지요....굉장히 영리하지요
우리도아름다운 산림을 가꾸에 많은 새들과 그리고 다람쥐같은동물이 뛰어노는 꽃동산을 만들어야지요....
감사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영배 시인님,
잊지 않고 들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기온이 오르락내리락 환절기 때보다 더 심한 변덕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참, 모과차 한 잔 따!끈!하게 놓아두고 갑니다... ^^*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치장도 화장도 하지않는 순수한 글속에 재미있게 나타내 주시는것 외에도 순박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어
이은영 수필가님 글의 매력이라 봅니다
늘 숨겨놓은 몫을 생각해가며 읽도록 하는 님의 모습 그대로의 글향을 접합니다 . 감사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님,
최시인님의 칭찬에 제 얼굴 빨개진 거 있죠?
오늘도 제법 차가운 날이었습니다.
붉은빛의 모자가 최 시인님과 날씨와 더불어 참 잘 어울리시는 거 있죠?
저녁 맛나게 드시고 행복하시길요~~
감사합니다. 꾸벅!! ^^*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77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77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0 2008-10-21 7
76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8 2008-08-17 7
75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2008-08-14 6
74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2 2008-07-30 11
73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8 2008-07-23 8
72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9 2008-07-19 9
71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2008-07-01 12
7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3 2008-06-23 8
69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3 2008-06-19 4
68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8 2008-06-18 12
67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2 2008-04-12 11
66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4 2008-04-08 8
65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6 2008-03-08 4
64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5 2008-03-07 4
63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8 2008-02-12 9
62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8 2007-12-14 8
61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2007-11-20 11
6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2 2007-11-16 13
59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4 2007-10-29 5
58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0 2007-10-18 2
57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3 2007-10-17 1
56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 2007-10-15 1
55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8 2007-10-14 1
54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7 2007-08-26 0
53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4 2007-07-19 0
52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2 2007-07-04 0
51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2007-07-03 0
5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2007-07-01 1
49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4 2007-05-24 1
48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8 2007-04-20 2
47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5 2007-04-03 3
46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6 2007-03-25 1
45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2007-02-09 1
44
< 별 > - 수필 댓글+ 2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6 2007-01-26 2
43
< 순대 아저씨 > 댓글+ 9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9 2007-01-15 0
42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5 2007-01-14 2
열람중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8 2007-01-11 4
4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9 2006-12-03 1
39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2006-11-30 1
38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1 2006-11-30 1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