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망초꽃이 좋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2,307회 작성일 2007-02-02 14:36

본문

                  망초꽃이 좋아
                                                                                  김 영숙


관촌에서 임실까지 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10분 남짓한 길에서 매일 만나는 들꽃이 있다. 소금을 뿌려놓은 듯 들녘을 하얗게 수놓고 있는 꽃, 오가는 행인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만으로도 잡초라고 부르기엔 너무 정겨운 들꽃이다. 북미에서 귀화한 두해살이풀인 그는 우리 산하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이름이 정작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또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기도하다. 한때는 옥수수 밭에서, 한때는 콩밭에서, 한때는 감자밭에서 5남매 자식들의 먹을 양식을 만들고 학비를 만들어내던 비탈진 밭에서 한 평생 김을 매시던 나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망초가 밭에 자라면 농사를 망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게야 . 망초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갔던 구한말에 유독 많이 피었다고도 하고. 나라가 망할 때 여기저기서 많이 피어났다고 해서 망초가 되었다는 설도 있고.” 구릿빛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어머니는 망초를 소가죽 손으로 한 웅큼 뽑아 밭 가상으로 휙 던져버리신다. ‘외세에 대한 배척감이 반영된 이름은 아니었을까?’ 말씀 중 후자에 더 무게를 두고 고개를 끄덕여 본다. 있는 듯 없는 듯 농부들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 생을 끈길기게 군락을 이뤄가며 피어나는 망초 꽃은 어쩌면 우리 민초들의 삶 같은 존재는 아니었을까?

돌이켜보면, 망초가 한낱 잡초에 불과한 것은 아니었다. 초봄에 여린 잎은 데쳐서 나물로 무쳐먹기도 했고 민간요법으로 소화가 잘 안 될 때 어머니께서는 단방 약으로 달여서 우리에게 먹였던 기억도 있다. 또한 어릴 적 소꿉놀이에서 단골 메뉴로 밥상 위에 올려졌던 꽃이기도 하다 .망초 꽃을 따서 납작한 돌 위에 올려놓으면 그럴듯한 계란후라이 한 접시가 완성되기도 했다.노란 통꽃은 노른자이고 하얀 혀 꽃은 흰자위 같아 어릴 때는 망초라는 이름보다는 계란 꽃으로 알고 지냈다.
 
요즘은, 휴 농경지가 늘면서 들녘 어디를 가 봐도 망초 꽃은 걱정 없이 번식하고 꽃을 피우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곡식들이 자라나야 할 옥토에 잡초들만 무성히 자라나는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다. 워낙 번식력이 좋아서 농부들의 골치 덩어리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추억을 반추하고 향수를 날라다 주는 정겨운 꽃이라 더 망초 꽃을 좋아한다. 온갖 정성을 다해 인위적으로 가꾸어 화려함으로 피워내는 뜨락의 꽃 보다는 자연이 키우고 자연이 가꾸어내는 그 순수함에 눈길이 한 번 더 가고 더 애착이 가는 건 나이 탓일까 . 아니면, 그 모진 생명력으로 번식하고 피워내는 야생화의 습성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아무려면 어떠랴.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송이한테 반해서 날마다 기분 좋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일 아닌가?

꽃 이름답지 않게 꽃말은 '화해' 라고 한다.오늘도 나는, 뒤안길에서 조용히 피어도 온갖 핏 박을 피할 길 없었던 잡초 ,그래서 후미진 도랑에서부터 피어나던 꽃이 이제는 곡식이 자라야 할 밭에서도, 벼가 무럭무럭 자라야 할 논배미에도 군락을 이루고 당당하게 피어나는 망초 꽃을 만났다.  꽃말처럼 인간과도 오랜 다툼 끝에 화해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직불제니 뭐니 해서 아예 농사를 포기한 채 잡초에게 농토를 빌려준 농부들의 마음도 헤아려본다.  아직은 활짝 꽃망울을 터트리고 그 자태를 뽐낸들 관심 주는 이보다는 눈총을 주는 쪽이 더 많지만, 그래도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며, 초겨울까지 무서리 내리는 황량한 들판을 지켜주는 추억이 있는 꽃이 나는 좋다.

그래서 아마, 여름 날, 망초 꽃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추천1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 그렇군요..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수 있었던 꽃이였는데
그꽃이름은 망초요, 꽃말은 화해군요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해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봄에 여린 잎은 데쳐서 나물로 무쳐먹기도 했고 민간요법으로 소화가 잘 안 될 때 어머니께서는 단방 약으로 달여서 우리에게 먹였던 기억도 있다.
식용
약용
관상용
그리고 김영숙 작가님의
詩題
아름답습니다^^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금동시인님의 시를 접하면서
삶의 의미를 한번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이제는 팬이 되었답니다
김화순시인님
어느꽃에서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 살지않은 들꽃들을
사랑합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그리고 박명춘시인님 제가 며칠 전 시인님의 사진을
좀 가져다 썼어요^^* 허락도없이 대신
시인님의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용서해주실거지요^^^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望草꽃이라 해도 좋을 듯한
예쁜 모습이며 사진으로만 보기엔
들꽃 들국화라고 까지 부르기 쉬운 화상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유입된 민들레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목제유입시 홀씨가 같이 붙어온 것이라 합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상중님의 댓글

김상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이 임실인가봅니다. 지명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임실!
사람들의 관심속에 잊혀져가는 무명초...
보는이의 마음따라 더욱 아름답게 보이기도 합니다.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원진시인님 실제 꽃크기는 세끼손톱만하지요.
김상중시인님 고향은 강원도 정선이구요
현재 임실에서 산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34건 24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0514
가을 서정 댓글+ 7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6 2005-10-13 10
20513
相思花 댓글+ 5
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8 2005-10-23 10
20512 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2005-10-23 10
20511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2005-10-24 10
20510
담아내는 사랑 댓글+ 11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2005-10-30 10
20509
이름 없는 꽃 댓글+ 6
전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2005-11-08 10
20508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8 2005-11-09 10
20507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2005-11-10 10
20506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2 2005-11-12 10
20505
오늘 하루도 댓글+ 4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2005-11-18 10
20504 김석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2005-12-03 10
20503
과열된 자동차 댓글+ 5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2005-12-04 10
20502
어느 날 아침 댓글+ 6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2005-12-05 10
20501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2005-12-24 10
20500
그날을 향하여 댓글+ 6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2005-12-24 10
20499
빈 여백 댓글+ 6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2006-01-16 10
20498
사 각 댓글+ 8
김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2006-01-16 10
20497
까치와 파랑새 댓글+ 7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2006-02-04 10
20496
거북선 댓글+ 5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2006-02-07 10
20495
겨울 편지 댓글+ 19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2006-02-14 10
20494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5 2006-02-22 10
20493
뗏목을 띄우자 댓글+ 12
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2006-02-25 10
20492
영혼의 길목 댓글+ 1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2006-02-26 10
20491 빈여백부동인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1 2006-03-06 10
20490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2006-03-15 10
20489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5 2006-03-16 10
20488
뇌출혈 댓글+ 15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3 2006-03-23 10
2048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6 2006-03-23 10
20486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7 2006-03-24 10
20485
샛강갈대 댓글+ 4
우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1 2006-03-31 10
20484
멸치를 보며 댓글+ 6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2006-04-30 10
20483
꽃다지 댓글+ 11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2006-05-06 10
20482
찔레꽃 당신! 댓글+ 3
하홍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5 2006-06-01 10
20481
전쟁 같은 여름 댓글+ 15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2006-08-13 10
20480 고산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2006-11-08 10
20479 이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2006-11-29 10
20478
무화과 열매 댓글+ 4
장윤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2006-12-04 10
2047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6 2006-12-04 10
20476
눈이 내리네 댓글+ 1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2007-01-08 10
열람중
망초꽃이 좋아 댓글+ 7
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8 2007-02-02 1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