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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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45회 작성일 2007-04-22 00:20본문
오일장 재래시장
일중/임남규
시장에 후끈한 바람이 불어
천막이 다 넘어지고
북새통이 따로 없다
"오징어가 한 마리 천원
새치가 세 마리에 오천 원
자반이 이천 원이요 옷"
"안 사도 좋아 무조건 천원
아 싸다 싸다아"
노릿노릿 구어 낸 풀빵 속 팥소가 뜨거워
후우 불어 한 입 베어 물고
소다가 덜 들어가 맛 좋으네 한다
살아 숨 쉬고 활기가 넘치는 이 세상
몇 가지 안 되는 채취물로 좌판을 깔고
늙은 아낙 쪼그려 앉아
황사 바람에 찬 점심 밥술은
좋은 세상 속의 고난의 삶이다
딸기가 한 그릇에 삼천 원
노란 참외가 한 봉지에 삼천 원
운동화가 오천 원
청바지가 만원
일할 때 입는 바지는 마구 골라 삼천 원
봄 쑥 절편이 한 봉지에 이천 원이라
한 봉지 사들고
아! 두릅과 머우나물을 한 움큼 싸게 준다네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튀겨내는
닭다리가 침을 삼키게 하고
김이 솟는 허연 찐빵이 폭신하고 매끄럽구나
화분의 꽃들이 한쪽에서 손짓하고
과일채소 모들이 여린 싹 모가지를 빼고 본다
작은 수레에 잡동사니 가득 싣고
고무판을 배에 대고 그 비좁은 통로를
엎드려 기는 불구자여! 쉬어가시오
오백원짜리 이쑤시개 한통 손에 집어드는데
저기 여인네 이 시장에서 목청이 제일 크다
"자 골라 보세요 싸게 드립니다
아저씨 아줌마!"
오랜만에 만난 지기 반갑구나
낮술 한잔 벌게진 얼굴을 쳐들고
장 바닥에 터 잡은 오늘 장시 구경하자
어허라
복잡하고 어수선한 시장통을 헤집는 소리
"할렐루야 예수 믿고 천당 갑시다"
대단하다
귀이개 한통 사 줄 일이지
세상으로 뛰어들기 어렵구나
알려 하면 슬퍼지는 재래시장 오일장
부대끼며 사노라니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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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함은숙님의 댓글
함은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남규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일장에 부대끼는 안스럽도 있지만
정감이 오가는 풍경이 우리네 인생에
활력소도 주더군요
주신글 뵙고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엔 장구경이 신이 났었는데...
옛생각 하다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일장. 서울근교에선 정말 오일장다운 오일장을 만나기 힘듭니다.
대형유통업체에 밀려서 그렇답니다. 정말 오일장에 들려 잔치국수 먹고 싶은 휴일입니다.
행복한 휴일 맞으시길 바랍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똘뱅이가 되어 봅니다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