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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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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찬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544회 작성일 2005-08-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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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서(處暑)가 지나니 계절은 어김없이 아침, 저녁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기다리던 손님처럼 반갑다. 지난여름이 유난스런 폭염에 시달려서인지  가을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그 여름의 끝자락에 아이들과 좋은 추억이 될 듯싶어 (엘컴 투 동막골)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동막골은 강원도 평찬군 미탄면 율치리 옛 탄광촌이다. 이곳에서 산길로 150m정도 올라가자 너와집과 굴피집등 10여채의 화전민촌이 영화의 배경 무대다. 한국 전쟁(6.25사변때)이 발발 했는데도 동막골 사람들은 소식도 모르고,  순박하게 자연과 더불어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 어느 날 비행기 추락으로 스미스라는 미군 대위가 이 마을에 흘러 들어온다. 며칠 뒤 인민군이 들어오고, 부대에서 부당한 명령에 염증을 느낀 국군 둘이 벌이 꿀샘을 찿아오듯 자연스럽게 동막골에서 만나게 된다.

이 때부터 이념의 괴리에서 오는 적과의 동침을 하자, 사자처럼 으르렁대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어느 날  싸움 끝에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해 수류탄을 들자, 안전핀을 미친 여자가 호기심으로 뽑아버리자 긴장감이 천둥처럼 몰려온다. 그 과정에서 필사적으로 던진 수류탄은 1년 치의 양식창고에 떨어져, 옥수수가 사방으로  팝콘이 되어, 마치 벚꽃 잎이 떨어지듯 아름답게 꽃눈처럼 떨어진다.  문맹의 극치를 보면서 참으로 순박한 모습이 활짝 핀 배 꽃밭을 보는 듯했다. 미친 여자가 신기하여 안전핀을 뽑아서 반지를 하고 해맑게 웃는 모습은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국화 모습이었다. ‘어쩌면 저렇게 평화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내 마음도 덩달아 하얀 도화지가 되는 듯 했다.

동막골 사람들의 순진무구한 온정溫情에 감화되어, 일 년 치 양식을 채울 때까지 함께 원치 않는 동거를 하면서 봄눈 녹듯이 하나, 둘 이념의 갈등을 조금씩 털어낸다. 그러다 갑작스런 멧돼지의 출현으로 미군, 북한군, 국군, 동막골 사람들이 일치단결로 멧돼지를 잡는 과정에서 뜨거운 인정이 가슴에 시냇물 되어 흐르는 계기가 된다. 그 후 강력한 문명국인 미국이 자국의 스미스대위를 구하기 위해 최첨단 무기로 동막골을 폭파하러 온다. 이것을 막기 위해 세 나라 군인들은 위장으로 동막골로 오판하도록 모두 힘을 합쳐 투혼으로 저항하다 죽어간다.  이 과정에서 끈끈한 인간의 정이 이념이나 욕심으로 빚어진 전쟁의 허망한 상처를 보았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되묻고 싶다.’ 또한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도 모르고 스폰지 처럼 흡수되는 약자의 비애도 함께 느꼈다. 귀중한 삶이 이유도 모른 체 피지도 못하고 죽어간다. 약육강식의 부당한 논리 앞에 죽어간 영혼의 절규를 한 번쯤 귀 기울어야 하리. 나의 소망도 함께 있음을.

사람과 사람사이의 다른 가치관과 욕심 때문에 싸움이 되고, 국가와 국가간에도 이념과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무시무시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현실에도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9.11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그에 반대하는 좌익 단체들은 음지에서 끝없이 저항하며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더니, 결국 이라크 전쟁이 터졌다. 강대국이 무차별로 폭탄 투하하는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들의 욕심이 재앙을 부르고 있고, 모두가 함께 죽어가는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래 등에 새우 터지는”저 불쌍한 여자와 겁먹은 까만 눈동자를 가진 저 코스모스 같은 여린 어린 생명을 어떻게 저토록 처참하게 앗아 간단 말인가. 지금도 머릿속에서 영영 지워지지 않는다. 나 역시 알면서 모른 척 바라볼 수밖에 없는 비겁한 사람이 되어 구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내가 과연 문명인이라서  저 동막골 같은 문맹인보다 행복한 삶인지 되묻고 싶다.

싸움, 전쟁은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 밑바탕엔 사람들의 끝없는 탐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끝낼 수 없으리라. 하지만 좀더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강대국은 약소국도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 한다면, 오늘처럼 재앙이 모두를 불안케 하는 전쟁의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될 듯싶다.

동막골-‘아이들처럼 막 살다’라는 뜻처럼 백년도 못 살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육신이 잠시나마 편안한 휴식을 정녕 누릴 수 없단 말인가? 영화 한편 보는 그 시간만이라도 한번 왔다 바람처럼 사라지는 인생이라면 동막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의 유토피아 역시 우리들의 무릉도원(武陵桃源)인 아름다운 환상의 섬으로 영원히 가슴에만 묻어 두어야 하는지.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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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도 보고싶던 영화인데...
옆지기랑 봤습니까?  ^^*
그대가 직장까지 가져다 준 감자, 옥수수등..너무 맛나게
아침식사로 먹고 있답니다...너무 감사하고...요.^^*
늘..웃음 가득한 일상 이어지길 바랍니다.
빠바이~~!!@.@

박찬란님의 댓글

박찬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희숙시인님 맛나게 먹었다니 좋네요. 많으면 앞으로도 신경쓰리다. 영화 감동이었어요. 강병철님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막골이라는 곳은 모르지만, 저의 고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여름되면 온동네가 제사불을 켜는 날이 있을 정도로 참혹했었습니다.
그러기에 이 글에 더 정감이 갑니다. 필력이 참 좋으십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박찬란님의 댓글

박찬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영근 시인님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나요. 괜찮으시죠? 감사합니다. 관심을 주셔서...  양남하 시인님 육이오 때 이념 갈등으로 아픈 마을이 참 많았지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은 없어야 하는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과찬의 말씀에 부끄럽습니다. 모든 분들 마음의 평화가 오늘 하루 지속 되길 기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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