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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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옥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973회 작성일 2008-02-21 11:21본문
김옥자
정월대보름 첫새벽 오곡밥에 진수성찬
조상을 섬기듯 챙겨 주시고
풍년을 기대하시던 시골 어머님
묵묵히 앞에서 이끌어주던 순하디 순한
새끼를 낳아 마당 가득 웃음꽃이 피면
올해 학자금은 한시름 놓았다고
할머니 비단 옷 한 벌 해드리고
귀여운 딸 도회지로 시집 보낼 준비에
무척 반가워 하시던 우리 부모님
어디 아프지는 않나 살피시고 쓰다듬고
애태우며 아끼시던 한 가족 같은 소
헤어져야 할 운명의 순간
어른 아이 없이 허전함을 금할 길 없어
싸리문밖에서 서성이던 오일장날
무거운 발걸음 비틀거리며 돌아서야 할
우수에 젖은 눈망울 껌벅이며
말 못하는 가슴에서 피눈물이 흘렀겠지
지금은 어느 낯선 하늘 아래서
그때 쓰려오던 여린 가슴이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가 없구나
2008-2-21
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늘 <소처럼 일한다>고 했지요.
새끼까지 낳아 바치고 인간을 위해 열심히 일만 하다
고기까지 바치고서야 생을 마치는 동물들의 삶이 새삼
슬퍼집니다.
고운 글 감사합니다. 시인님..
올 한 해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와 말
생각해 보면 인류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것을 제공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우리나라나
여기에 있어서도 노동력으로 쓰이는 일 드무나, 그 젖을 짜서 아기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입습니다. 식구같이 지나던 소가 가는 날을
상상하니 마음 아픔이 전하여 옵니다. 이젠 곁에서 소를 볼 수가 없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병선님의 댓글
이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또한 어린 시절 장사꾼에게 팔려가던 소의 모습을 또렷이 보았지요
시인님의 시심에 감동 합니다 축복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중에서
제일 이쁜 것은 송아지!
그 송아지는 자라서 소가 되어도
듬직해져서, 닳고 닳아도
소가죽, 우족으로 남아있네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시골 고향집 외양간에서 여물을 기다리던
우리집 소의 눈망울이 갑자기 클로즈 업 되는군요.
소의 눈망울을 100% 진액으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