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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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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089회 작성일 2008-11-22 12:09

본문

어 항

태양이라고 믿었던 거기에는
단지 우리들 세상을 비추기에 적당한
형광등 하나 있을 뿐이었다.
생의 전부라고 믿었던 세상 하나
단지 누군가의 눈요깃감 이었을 뿐이었다.
이젠 맑디 맑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
나의 몸을 감싸던 따스한 물들이
차디찬 비수되어 비늘을 찌른다.
이 오만한 어항 속 도도히
헤엄치던 물고기
저 거대한 물방울들도
결국 거짓임을 알았다.
세상을 닮긴 닮았다
아니 진짜 세상보다
더 절실한 세상을 만들었다.
이젠 물고기 마저 익사한
저곳을 우리는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아마 저곳은 낮선 천국
어디쯤 인 것 같다.
아마 저곳은 꿈 언저리
어디쯤 인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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