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순간

        중 량/ 윤  기  태

간밤에 비가 내려서인지
산책길이 어느 때 보다
솔잎에서 풍기는 솔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오가는 이와 반갑게 아침
인사를 나누고 싱그러운
풀 내음 맡으며 나의 전신을
달군다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들의
을음 소리도 자기네끼리의
반가운 아침 인사로 들린다

출근 시간 맞춰 잰걸음으로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니
대 여살 쯤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앞뒤로 나뉘어 걸어온다

나는 무심코 걸음을 재촉한다
순간, "안녕 하세요" 하며
내 턱밑에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언급 결에 그래, 안년
어디가니 물으니 언니 따라
유치원 간단다

한손에 흰 실내화 한 컬 레를
들고 흔들면서 가는 뒷 모습을보니

어찌나 귀엽고 대견스럽게
느껴지든지 내 마음속 감동의
전율이 찌리리 흐른다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의
앞날에 희망이 있구나
생각하니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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