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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부 김철수 시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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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용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23회 작성일 2009-09-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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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 연재 칼럼


박하사탕과 어머니
김철수 (통영 효음보습음악학원장·시인) 
 
 어린 아이시절 나는 박하사탕을 너무 좋아했다. 눈송이처럼 하얀 그것을 한입에 넣어 맛을 볼 때면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용돈이 생기면 박하사탕을 머릿속에 굴리며 구멍가게로 내달렸다.
 어머니도 아들의 이런 습관을 아셨는지 장에 갔다 올 때면 꼭 그것을 사다주곤 했다. 박하사탕은 단맛에다가 페퍼민트 박하향이 절묘하게 조화돼 특이한 맛을 낸다. 그 맛에 끌리어 어린 소년은 마음이 울적할 때에도 좋을 때에도 호주머니에 넣어 다녔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나에게 있어서 박하사탕은 이제 추억의 한 장(章)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예전처럼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일도 없다. 그렇게 빠져들던 그 맛의 시원함과 상큼함도 사십이 넘은 나에게는 평범한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잊혀졌던 그 박하사탕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몇 년 전 어머니가 치매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면서 아들이 뵈러갈 때면 항상 박하사탕을 찾으셨다. 아들의 어린 시절 추억의 친구였던 그것을, 이제는 어머니가 찾으시는 필수품이 된 것이다. 많이 드시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사가지고 갈 때면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어머니.
 병상 옆에 있는 다른 할머니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하다. 다른 것은 기억의 저편으로 떠나보내시면서 아들의 어린 모습은 간직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어머니의 박하사탕을 향한 집착은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된 듯한 느낌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어머니는 박하사탕을 깨물어 보이시면서, “수야, 이렇게 살아야 돼” 말씀하시곤 했다. 그 때는 어머니의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어머니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데서 온 말씀이겠지!’라고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얼마 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면서 마지막 하신 말씀이 이아들의 마음 속에 남아 따뜻한 불을 지피고 있다. “수야, 넌 웃는 얼굴이 참 좋아.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면서 살아라, 이 어미는 네가 웃을 때 가장 행복했단다. 니 처도 자식들도 마찬가지일 거야”
 아직도 어머니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어릴적 박하사탕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활짝 웃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지금 당장 박하사탕을 파는 가게로 달려가고 싶다.
 
김철수 시인은 경남지부 회원이다.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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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하사탕 저도 무지 좋아하는데요
지금도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나서는
누릉지 사탕이나 다른 사탕보다
박하사탕이 있는 식당이면 꼭 하나 입에 넣고 온답니다
화아하면서도 싸아한 그 맛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어머니 생각나시면  박하사탕 사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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