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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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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197회 작성일 2009-10-19 19:49

본문

상 자

모든 상자가 네모나다.
늘 각을 세우고
어디선가 본 듯한 포즈로
반듯한 삶을 강조한다.
구겨지지 않는 단조로움은
모든 것들을 가두는 감옥이다.
어느 날
규정되어진 것들을
짓밟고 싶었다.
상자를 발로 밟는다.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상자
형편없이 눌린 상자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귀퉁이 각은 여전하다.
마지막 모퉁이 각을 자랑삼아
살아가는 상자처럼
남은 마지막 자존심하나로
세상을 산다.
아직 간신히 달라붙은
날선 각은
화려했던 날들을 모아
주섬 주섬 상자에 담는다.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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