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사랑으로 크는 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695회 작성일 2009-11-19 11:05

본문

사랑으로 크는 나무
                                                                                                      한미혜

“잊을 수 없는 우리 선생님 자랑대회”라는 문구를 보자 얼른 선생님을 찾아
부산교육청으로 전화를 해서 선생님을 찾았어요.
지금도 6학년을 담임하시고, 목소리가 아가씨 같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나왔어요.
“선생님! 저 한미혜예요” “어머, 그 꼬맹이…”
가슴에만 품고 있던 목소리를 들으며 , 어릴 적 흠모하던 선생님의 그 머리카락에 매달려 있던
그 연분홍손수건을 그려봅니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나이 사십에 저도 선생님이 되어 모습이라도 닮아가고자
긴 머리를 묶어보지만 그렇게 맵시는 나지 않더군요.
이젠 흰머리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그 머리카락의 흩날림이 그리운 가을날
 
친구 미경이가 5교시에 늦게 들어와서는 “누가 꼬셔서 늦었다”라고 말을 하니
 “네가 꽈배기냐" 고 말씀하시던 생각에 꽈배기를 볼 때마다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학창시절 혹 등교시간에 늦을까 , 조마조마한 가슴을 안고 교문을 드나들던,
저는 이 사회에 나무라도 되려고 항상 많은 쉼터를 제공해 주신 그 숲에 숨어봅니다.
“만일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항상 엄마의 기대를 독차지하며 교육감상을 휩쓰는 언니와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그 아쉬움에 귀남이라고 불리는 저, 그리고 귀한 남동생,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 동생 사이에서
전 친구들과 어울려 온 동네를 휩쓸고 다녔답니다.
꽃다운 20대에 처음 발령을 받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윤영자선생님의 사랑의 매!,
말썽꾸러기 73명을 가르치시면서 저희들이 말을 안 들으면 매를 저희에게 주시면서
당신의 손바닥을 때리라고 하시며 흘리시는 눈물!
차라리 그 매로 당신을 때리라고 말씀해 주신 분
직접 매를 맞아보니 너무 아파서 평생 회초리를 한 번도 드시지 않으신 분!
그 눈물 덕에 아이들은 조금씩 말썽부리는 행동을 절제하며,
올곧게 자라 아직도 선생님의 고운 모습을 떠올리며 ,
교직에 계신 이야기도 들으며, 대학생이 되어서는 10명 정도 모여서
거울을 사들고 선생님 댁으로 방문하였지요. 그 거울을 20년간
소중히 사용하시다가 색이 퇴색되어 가던 중,
새 거울을  선물 받고 저희가 준 거울을 버리게 되었을 때
너무 안타까워 다시는 두개의 물건은 소유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말씀해 주시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수선화 같으신 분!

남학생들이 선생님을 꽃을 들고 찾아가도 잘 만나주시지 않으시고
6학년 선생님께나 잘해드리라는 말을 하시더라고 창배가 서운해 하더군요
마침내 초등 졸업 30주년을 하면서 6학년 담임선생님께는
기쁨의 선물을 안겨드리고 나서야 저희들이 선생님께  어린왕자가
새겨진 금목걸이를 걸어 드리게 되어 얼마나 기뻤는지요.
처음으로 목걸이를 해 봤다며 글썽거리는 눈물 속에 다음에는
어린왕자 그림이 있는 반지를 해 드려야지 마음먹으며,
은근히 우리는 창배를 시켜 선생님의 손을 잡는 척 하며 손가락사이즈도 재어놓았어요

돌쩌귀 하나에도, 우리들의 눈물과 땀이 서려 있는 교정은, 왜 그리 낮게만 보이고,
좁게만 보이는지, 자꾸 덩치만 훌쩍 커버린, 세월 탓만 하게 됩니다.
그런 눈길을 보내 주시던 옛 스승님과. 그런 암울한 시대를 같이 보낸
친구들이 저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해 줘서,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성숙할 수 있었음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전 아마 3학년 때 가방이 없었나 봐요 친구들이 우리 집에 와서
"미혜 1등 했으니 가방 좀 사주라" 그랬나봐요.
우리 엄마가 기대에 찬 얼굴로 시험지를 꺼내 놓는 저를 쳐다보며
"겨우 국어 1둥했네, 난 또 전 과목인줄 알았지 "하시던 모습에 얼마나 기운이 빠지던 지요.
부모의 무관심과 적절하지 못한 기대는 아동에게 상처를 주겠지요!!
항상 우등생이고 예쁜 언니와 비교하시는 부모님의 사랑을
몽땅 채워 주고도 남는 절대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신 선생님!

선생님!, 녹록치 않는 세상일에,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길인지,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몸으로 표현 해주신 선생님의 사랑은,
삶의 지침이 되고, 중심이 되어 남아 있기에, 다가 올 세월도 두렵지 않습니다.
거름 냄새 풀풀 나는 그 때 선생님의 모습에서, 교육이 무너지는, 지금의
교육현실과는 다른, 진정한 교육을 떠 올려 보게 됩니다.

저희가 다닌 당감국민학교는 시골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는 학교였습니다.
덕지덕지 붙은 집과 좁은 골목길, 꽤 재재한 머리와 때 묻은 손,
낡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저 번 학교에서는 특히 선생님이 그리웠어요.
6학년의 수준은 망나니 수준인 것을 정말 극기 훈련 가서 느꼈는데.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정말 열심히 가르치시는
모습에서 저의 선생님들의 얼굴을 찾곤 했어요.
‘ 제일 먼저 떠오르는 윤영자 선생님’
지난 4년 동안은 타임머신을 타고 다니는 것처럼 과거와 현재에 시간이 겹쳐지는 시간을 보냈어요.
짱을 볼 때면 창(미향의 표현)의 모습이 떠오르고, 손버릇이 나쁜 아이들,
전반적으로 보면 무질서하고,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 아파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서러워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선생님의 그 따스한
음성과 채찍질이 함께 묻어나는 시간이기에, 항상 보랏빛으로 상기됩니다.

앞으로 닥아 올 시간도 봄밤에 부는 훈훈한 바람처럼, 남아있는
선생님의 향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모습을, 잊지 않고 기록하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전하겠습니다.
각박하고 험난한 세상, 우리 모두 부둥켜안고,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어두운 세상 밝은 등불이 되어,
언제나 소외된 이웃에게, 당신께 받은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추운 날씨 건강에 유의하시어,
오랜 시간동안 저를 지켜봐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생님께서 키워주신 나무인 3학년 6반 제자들과 더욱더 끈끈한
정을 나누며 숲을 더 푸르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선생님! 저의 가슴속에는 항상 주근깨 조금 있는 예쁜 선생님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2009. 11. 10
윤영자선생님의 첫 제자 한미혜올림

추천12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으시는 선생님, 
한미혜 선생님,
훌륭한 사도의  길을 묵묵히 오늘도 걷고 계심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더  예뻐 지셨겠네요?ㅎㅎㅎ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학창시절을 유추하다 보면 유난히 기억에 남고 보고 싶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참 좋으신 선생님 밑에서 공부하신 한미혜 시인님 부럽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15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15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6 2011-06-14 0
14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9 2011-05-31 0
13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4 2011-05-14 1
12
인생수업중 댓글+ 1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9 2010-09-18 8
11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4 2010-09-14 11
10
원래 좋은 사람 댓글+ 4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0 2010-07-07 21
9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6 2010-06-29 10
8
답변글 [re] 기도 댓글+ 1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8 2010-06-06 6
7
불협화음 댓글+ 4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5 2010-06-05 5
6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2010-06-01 3
5
가불 고양이 댓글+ 5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7 2010-05-30 4
4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8 2010-05-24 3
열람중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2009-11-19 12
2
가을길 댓글+ 6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8 2009-11-08 8
1
기도 댓글+ 9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2009-01-02 1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