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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 꽃무릇 외 4편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지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507회 작성일 2010-03-13 21:28

본문

선운산 꽃 무릇
                                                    지재원

 고창 선운산 꽃 무릇은
 속이 벌겋게 닳아서
 머리 위에 붉은 족두리를 얹었습니다.
 사랑하지만
 실타래처럼 이어질 인연의 업보가 싫어서
 초록도 모르게
 작은 연못 하나를 품에 품고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온 산이 붉어지는 연정을 노을처럼 물들이고
 초록도 모르게
 그대도 모르게 지고 말 것입니다.
 
 
























장대비
                                              지재원
 

입술 깨물고
남몰래 참아 두었던 설움이 터졌습니다.
운동장에다
손금을 그려보고는
흐르는 운명에
다시 서러워서 눈물이 쏟아집니다.
말려도 소용없이
바위 속에 스며들 때까지 내립니다.
장대비 내릴 때
나도 손바닥 펴서 골까지 파지도록 젖고 있습니다.

























고들빼기
                                                        지재원


추석날 밭 언덕에서
달빛 보고 자란 고들빼기를 캤습니다.
달빛 보고 지내는
아버지 산소를 둘러보고
홀로 된 어머니 생각나
돌아와 서둘러 먹는
날김치
씁쓸한 그 맛
우리네 사는 맛인가 봅니다.


























근심
                                                      지재원


밤이면 나무들이
그냥 자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스름 달빛에 제 그림자 숨기고
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듯 서 있습니다.
몸의 물기가 마르면 잎을 떨치고
만리 밖 혈육을 끌어안고 울고 있거나
딸의 등록금 걱정을 하면서
점점 깊어가는 추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는
키우고 싶지 않는 바퀴벌레가 살 듯
불안한 내일의 부표들이 떠다니고
불을 켜자 그놈들이 도망가고 있습니다.
밤이면 나무들이 그냥 자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화상
                                                      지재원

거울 앞에 서서
노란 붓꽃 같은 모습이길 바라지만
먼지로 가득 찬 세월에
나의 기관지는
비탈을 오르는 숨찬 배기관
한쪽 어깨 기울어진 채
검은 잎으로 숨쉬는
아스팔트 옆의 일그러진 해바라기
움켜잡았던 손목과
고함지르는 목젖에
고여서 돌지 않는 욕망이 있다.




  PS :‘마누라와 산에 간다’ 중에서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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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우님의 댓글

김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화를 빕니다.!
  지재원 시인님.!

선운사 꽃무릇*** 이연의 업보가 싫어서 초록도 모르게 뿕어지는 연정이나
장대비 *** 손바닥펴서 골자기 파지도록 젖고 있다는것
고들배기*** 씁슬한그맛 우리들의 사는맛
근심 *** 서있는 나무도 살아있는 우리들도 화자가 보는 마음과같이 근심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또한 인간이란 그속에 동감을 느끼며
시인의 글을 새롭게보며 더좋은 글을 발표 하시리라 기대합니다. 2010-03-13
23:04:51
[삭제] 
 
 
 
 

손종구님의 댓글

손종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시 한번 더  시사문단 등단하심을 축하드리며
좋은 시로 자주뵙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에 지재원 시인님께서 출간하신 책  '마누라와 산에 간다’
감명있게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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