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병원에서
천 향 미 1.
나, 가
닿고 싶은 곳 멀기만 한데 서쪽 산으로 뉘 엿이 해가 이우네 저렇듯 풍경 지워지고 나면 느닷없는 허기짐 내 두 다리도
비틀 거리네 절름거리며 들어선 곳, 오랜 습성으로 인하여 기우뚱해 진 내 구두 삐딱하게 나를 노려 보고 있네 어쩌란
말인가 곧 어둠은 깊어 질 것이고 어둠보다 더 깊게 물집잡힌 내 발, 퉁퉁 부어 오를 텐데 이제는 바꾸란 말인 게지
닳고 닳아 너덜해진 저 삐딱함을-
2.
그랬더란 말이지 지친 내 발길 터벅 거릴 때 네
피륙 멍 가실 날 없었더란 말이지 종일토록 잔걸음 동동 거리던 그때도 나보다 더 잰 걸음, 너는
내 맨발
어루만졌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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